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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닌텐도DS로 발매된 레이튼 교수 시리즈가 HD 리마스터화되어 스마트폰용 앱으로 출시되었다. 앱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있는데, 묶음 할인이라는 게 있어서 일본어판으로 샀다. 구매는 가격 설정이 가능한 이메일 구입을 이용하면 잔고가 남지 않아 좋다. 게임은 생각보다 용량이 적어 금방 다운로드된다. 앱을 실행시키면 익숙한 레벨파이브의 효과음과 함께 타이틀이 뜨는데 리뉴얼된 로고가 불만이다. 로고에 담긴 차분함과 진중함을 좋아했는데 열혈 애니메이션 타이틀의 그것이 되어 버려 분위기를 해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악은 마음에 쏙 든다. 캐릭터는 (플랜더스의 개와 같은) 명작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소박함이 있다. 한때의 유행을 좇지 않아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다. 첫 작품인 이상한 마을은 유산 찾기라는 소..
사람조차 감염시켜버리는 동충하초균으로 전 세계는 혼란과 불신의 사회에 빠져버린다. 경이적인 속도로 퍼져나가는 동충하초균과 감염체들을 둘러싸고 여러 세력이 등장했지만, 주인공 중 한 명인 조엘은 단지 하루를 잘 영위하는 데만 애쓰는 개인일 뿐이다. 도덕은 사치일 뿐이니까. 그런 치열한 하루는 통신망이 괴멸된 현재 아마 확인된 단 하나의 면역체인 엘리로 균열이 간다. 물론 그 혜택을 누리면 좋겠지만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까지 고난을 자신이 짊어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그를 그렇게 놔두진 않았고, 엘리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인정이 싹트게 되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다다른 결론은 면역체의 머리를 수술하지 않고서는 백신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고, 조엘은 인류의 구원보단 당장 자..
풍전등화의 나라 아시나. 주인공은 닌자이며 지켜야 할 주군은 특이체질 때문에 납치된다. 납치된 주군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은 SEKIRO: SHADOWS DIE TWICE(이하 세키로)를 이끌어가는 동력원이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 중 버려지는 사람은 없다시피 하며 다들 개성이 뚜렷하다. 심지어 NPC마저 매력적이다. 악역은 단순히 쓰러트려야 할 존재로서 플레이어를 막아서는 게 아니라 나름의 사연 - 개중엔 정당화되지 않을 것도 있지만 - 이 있으며, 분위기를 북돋는 테마와 개성적인 전투방식을 두르고 나타나 인상적이다. 그들을 격파하는 건 소문대로 어렵긴 했지만, 트로피가 붙어있지 않은 미니 보스들은 극히 보통의 실력을 갖춘 내 기준으로 난이도가 적당히 어려워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게 좋았다. 적..
Night in the Woods 모종의 사건으로 고등학교 중반부터 사회에서 규정하는 '정상'에서 벗어나게 된 메이 보로우스키. 어떻게 대학까지 가긴 했으나 안타깝게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고향인 포섬 스프링즈로 돌아오게 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애써 외면하고 그저 하루하루 친구랑 놀며 일과를 보낸다. 이러한 초반부의 전개는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장면을 평범한 방식으로 엮어내어 지루하다. 주 이야기는 중반부부터 시작된다. '어떤 존재'라는 초월적 존재와 이를 추종하는 집단의 등장, 주인공의 내적 문제에서 비롯한 환상(혹은 망상)의 소용돌이는 납득할 만한 준비가 되지 않아 비약처럼 보인다. 이 사건으로 삶에 대한 패배감을 안던 주인공이 조금은 삶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하지만, 특정한 친구와 놀러 나가..
UNRAVEL two 두 마리(?)의 빨갛고 파란 털실 인형이 메인 이미지를 장식하는 UNRAVEL two는 숫자 2를 쓰지 않고 굳이 two라는 단어를 써서 시리즈임을 나타낸다. 스탭롤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제작자의 메시지를 보면 two는 단순히 둘이라는 '개체의 존재 개수'를 넘어 '함께 함'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시작은 전작의 주인공인 Yarny가 폭풍우에서 떠내려와 어느 낯선 파란 털실 인형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반짝임(Sparkling)으로 이어지고, 마찬가지로 반짝임의 인도로 모험을 한다. 털실 인형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한 가족의 회상에서 두 명의 청소년의 파란만장한 도피로 넘어간다. 아름다움만 남았던 회상과는 달리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은..
Tom Clancy's The Division 게임은 재미있지만, 잠입요소 없이 무조건 적들과 전면전을 벌이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게 흠이다. 그 적들 또한 게임적 허용으로 헤드샷을 내도 쓰러지지 않는 데다 체력 또한 무시무시해서 혼자 헤쳐나가기에는 힘들었다. 물론 그 지역의 서브퀘스트들과 인카운트를 해내 가며 파밍을 하면 쉽겠지만 재미도 없다. 그래서 지하 안치소까지는 힘겹게 리트라이 해가면서 혼자 했지만, 나중엔 포기하고 그룹 플레이로 게임을 진행했다. 추천 레벨보다 1~2레벨이 낮아도 역시 사람이 많아지니 할 만했다. 희한한 건 만렙을 찍은 뒤 다양한 무기를 얻게 되자 오히려 게임이 쉬워지고 그러니 자연스레 재미있어졌지만 역시 메인미션같은 서사적 재미는 이미 한번 맛본 뒤라 다크존(PVP)이나 정기적..
Tearaway Unfolded Tearaway(이하 테어어웨이)는 본래 비타용 게임이던 걸 PS4로 이식한 게임이다. 주 등장인물은 플레이어와 게임 속 캐릭터, 그리고 이 둘을 단순한 조작자-피조작자가 아닌 유대로 맺어주는 메타게임적 존재(제작진의 분신). 내용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뿐이지만 그 과정은 여전히 유쾌하면서 감동적이다. 하지만 새롭게 한 챕터가 추가되거나,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는 등 단순이식이라기보다는 확장판이라고 부르는 게 좀 더 정확하겠다. 특히 비타판에서는 스크랩을 물리쳐버리지만(기억이 애매함), PS4 버전에서는 스크랩 또한 사랑받아야 할 존재로 내용이 수정된 게 뭉클하다. 그렇지만 테어어웨이의 매력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도 비타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조작에 있다. 게임 속 종..
11-11: Memories Retold HPAardman / DigixArt 그래픽, 그리고 월레스와 그로밋 등을 만든 아드만 스튜디오가 참여한 게임. 많이 망설였지만, 게임을 살 이유로는 충분했다. 예전에 본 영화 '러빙 빈센트'를 게임으로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게임의 그래픽은 독특하고 인상 깊다. 음악도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분위기로 편곡하여 통일성을 더했는데, 다루는 주제가 제1차 세계대전이니만큼 전체적으로 차분함과 우울함 사이를 오간다. 게임은 캐나다인과 독일인의 두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 챕터마다 누구를 먼저 플레이할 건지를 묻지만 사실 순서가 진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 무의미한 선택이다.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으며 수집요소도 있어 행동의 자유는 보장되나 이야기 진행의 자유는 보장..
*새벽하늘
다람쥐와 호두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