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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Ghost Recon Wildlands

by *새벽하늘 2018. 1. 21.


Ghost Recon Wildlands  HP

Ubisoft


 협동 플레이 목적으로 산 소프트다. 마찬가지의 목적으로 산 첫 게임은 와치독스2였는데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는 오픈 월드 탐험(을 비롯한 각종 트로피 도전과제와 연구 포인트 입수)과 온라인 미션뿐이었다. 게임은 좋아하지만, 실력은 전혀 아니라 PvP를 좋아하지 않는다. 파밍 같은 의미 없는 단순 반복작업도 싫어한다. 태생이 태생인지라 역시 이야기를 제일 좋아하는데, 와치독스2의 이야기를 꽤 좋아했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법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런 점에서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이하 고스트리콘)는 와치독스2에서 아쉽다고 느낀 '스토리미션 협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경험을 하고 이야기의 희로애락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어찌나 좋던지! 모든 부분을 협동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점 - 간부 심문 트로피 - 이 있긴 하지만 싱글 플레이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만 둔다면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본격적인 FPS가 처음이라 같이 플레이하는 분께 폐를 많이 끼친 게 죄송스럽지만, 너그러이 넘어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다. 


 함께 해서 더욱 재미있긴 했지만, 이야기 자체도 제법 재미있다. 볼리비아에서 판치고 있는 산타 블랑카 카르텔이라는 마약조직을 하나하나 해체해 나가는 과정은 뿌듯하다. 그렇지만 게임이 영어자막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교전 도중이라면 자막을 제때 읽을 수 없었고, 브리핑 영상이나 엘 수에뇨의 소개 영상 등 수집 영상 전부를 메뉴에서 따로 시청해야 해서 아쉽다. 동영상 중에는 이야기 진행상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는데도, 협동 플레이를 하면 효율적인 진행을 목표로 하다 보니 한꺼번에 몰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동영상을 찾아보며 왜 이걸 이제 봤을까 아쉬웠던 영상이 몇 있었다. 


 분량은 많다. 스토리만 본다고 가정해도 말이다. 앞에서 적었듯이 고스트리콘은 마약조직을 해체하는 것이 주 내용인데, 조직원→중간보스→수장→보스의 순서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보스는 한 명이지만 수장은 4명이라 실제 처리해야 하는 사람은 더 많아진다. 여기서 제일 많은 건 당연히 말단 조직원인데, 이들조차도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미션 수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재미는 있지마는 이야기만 쭉 진행한다면, 거기다가 싱글 플레이라면 지루해지기 딱 좋다. 


 그뿐이랴, 오픈 월드도 넓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비롯한 광활하며 아름다운 자연에 눈이 즐거웠지만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다양한 종류의 이동수단 - 방법의 다양성의 아닌 종류의 다양성이란 점을 밝혀둔다. 이동수단은 차량, 오토바이, 헬리콥터, (비행기,) 배가 있는데, 차량의 종류가 많다 - 을 마련해 놓긴 했지만 어떤 것을 사용해도 목표지점에 이동하는 건 소요시간과 조작이라는 두 점에서 힘들다. 가뜩이나 목표지점은 멀기 일쑤인데 뱀이 똬리를 튼 것 마냥 구불구불하고 좁은 도로를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올라가는 건 순탄치 않다. 성격이 급해 도로를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올라가려 해도 바위가 깔린 곳이 다수라 차라리 도로로 가는 게 나은 경우가 많다. '차라리 뛰어서 올라가고 말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높이임에도 바위를 올라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헬리콥터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면 상황은 나아지지만, 도로가 바로 앞에 있음에도 게임은 300m나 떨어진 곳에 헬리콥터를 주는 횡포를 부린다. 지역이 적당히 험난했다면 탐험하는 재미가 있었겠지만, 허구한 날 지형지물에 막히니 모험 시작 전부터 지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 지역별 수집요소를 전부 완료하고, 모든 능력을 최대치로 올리기 위한 보급품 수집까지 한다면 플레이 시간과 정신적 피로도가 증가하겠지만, 도전과제 혹은 플래티넘 트로피가 목표가 아니라면 필수가 아니니 별도의 문단으로 빼 둔다. 실제로 엔딩도 보고 플래티넘 트로피도 따니 지쳐서 더 이상 게임을 할 의욕이 들지 않아 여기서 마무리했다. 엔딩은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가상에서만 가능한 속 시원한 권선징악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