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MAX RESPECT HP
NEOWIZ 內 Rocky Studio
얼마만의 콘솔작인가! 그것도 시리즈 최초의 거치형이라니! 큰 화면으로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듀얼쇼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불안함도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기대는 불안을 이긴다. 원래가 게임만을 즐기는 성격이라 한정판은 고려사항에 없었지만, 그래도 OST는 조금 갖고 싶어서 예약을 해 볼까 싶었다. 하지만 회사 관계상 역시나 예약은 실패하고(거기다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되었다고 한다) 일반판 판매만 남았다. 시도도 안 해봤지만 그래도 허탈감은 있었다. 이럴 바엔 나중에 중고로 소프트를 구할까 싶었다. 그런데 기다리다 보니 역시 발매일에 게임을 받고는 싶었던지라 예약 특전 증정 마감일에 급하게 예약을 넣었다.
게임은 자질구레한 것을 최대한 걷어낸 깔끔한 UI를 둘렀다. 그렇게 버린 것 중에는 리듬 게임을 처음 접하는 자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게임 어디에서도 튜토리얼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건반형 리듬 게임을 미리 해 본 사람이라면 적응이 쉽겠지만, 건반형이 아닌 리듬 게임을 즐긴 사람, 아니면 아예 리듬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기존 유저에 대한 리스펙트에 집중한 탓인가. 예고 없이 내려오는 노트에 당황하며 키를 찾는 사이 화면에는 게임오버라는 글자가 나온다. 키는 무엇인지,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에 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법했다. 판정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건 게임에 적응한 이후의 문제이다.
곡은 DJMAX Portable 1에서 2까지의 곡 대부분과 신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100곡을 가뿐히 넘는다. 인심이 좋아도 너무 좋다. 그런 데다 패턴은 각 키별로 최소 1개에서 최대 3개까지이니 즐길 요소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곡이 많다 보니 원하는 곡을 찾는 것도 바로바로 되지 않아 아쉽다. 최초 수록 타이틀별로 곡을 정렬할 수야 있지만 그런데도 원하는 곡을 찾는 데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시간이 소비된다. 나중에 패치로 즐겨찾기 기능이 추가되었다니 천만다행이다. (물론 그 전에 그만두었다)
게임은 곡만 많은 것이 아니라 즐기는 방법 또한 여러 가지로 마련해주었다. 단순히 곡을 연주할 수도 있고, 미션 모드라고 하여 특정 조건 하에서 곡을 연주할 수도 있다. 상대를 원한다면 듀얼쇼크를 하나 더 연결해서 로컬로 대전을 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전할 수도 있다. 점수는 기본 30만 점에 피버 가산형식이라 실력에 차이가 나더라도 즐겁게 연주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피버는 좀 없어졌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도 여전히 1:1대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그렇지만 즐겁다고 밤을 새워서 하지는 말자. 자칫하면 손목이 아플 수 있으니까.
옵션 메뉴에서는 현재 해금 상황이나 연주 통계(선호 곡, 키별 통계, 최고 클리어 레벨, 최고 풀콤 레벨), 랭킹을 볼 수 있다. 곡을 연주할 때는 잘 보지 못했던 영상이나, 곡과 관련된 콘셉트아트도 여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감상 전에는 리듬 게임답게 곡 연주와 관련된 특정 조건을 만족해서 해금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금하는 아이템 중에는 온라인 대전시에 필요한 코멘트나 플레이트도 여기서 해금할 수 있다. 코멘트는 최근의 유행과 자학적 개그가 적절히 섞여 있어 재미있다.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게임은 흠잡을 곳 없이 잘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 이는 일부 사람에게만 해당되겠지만 - 게임을 살 때 고려하는 것 중의 하나인 트로피는 절망적이다. 일단 게임을 하는 이상 플래티넘이 목표인데, 분명 발매 전에는 트로피를 그렇게 어렵게 설정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쉬운 미션이 추가된 DLC가 발매된 지금(2017.12.04.)은 플래티넘을 따기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소프트는 매각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내키기 전까지 여전히 리스펙트의 트로피는 100이 아닌 채로 남아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