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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여신전생 페르소나4 댄싱 올나이트

by *새벽하늘 2016. 10. 15.


여신전생 페르소나4 댄싱 올나이트  HP

ATLAS


 여신전생 페르소나4 댄싱 올나이트(이하 P4D)는 페르소나 4의 스핀오프로, 본편에서 잠시 언급만 되던 리세의 연예계 후배 '마시타 카나미'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얼개는 본편의 저급 카피본에 불과하다. 페르소나 4 골든 감상에서도 적었지만, 본편에서도 주인공의 동료가 되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치는 '텔레비전 납치-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섀도)과의 직면-섀도 격파-페르소나 탄생'의 과정을 굳이 7번이나 보려니 짜증이 나는데 왜 굳이 여기서도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가. 다분히 벨벳룸의 주민인 마가렛을 등장시키기 위한 플레이어 '나'의 설정 또한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분량은 적은 편은 아니나, 문장력이 떨어져 솔직히 한숨이 나오는 편이고 내용 또한 진실이 밝혀질 때 말고는 솔직히 심드렁하다. 


 이야기와 함께 게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리듬 게임의 완성도 또한 미묘하다. 리듬 게임은 원형 판정선에 떨어지는 노트를 치는 형식으로, 버튼 6개와 스크래치(LR로 대체가능)로 이루어져 있다. 난이도는 이지-노멀-하드-올나이트의 4단계이지만, 이지인데도 곡에 따라서는 노트 수가 몇백 개가 되는 곡이 있고, 최고 난이도인 올나이트에서도 노트의 밀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은 등 난이도 간의 구분이 모호하며 대부분 하향 평준화되어 있다. 그런데도 곡의 길이는 하나같이 길어 플레이 시 체력적 한계와 지겨움을 동반한다. 잘 이어지던 콤보가 마지막에 무너질 경우의 분노를 경험한 사람은 나 하나만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 거기다 콤보가 이어지는 건 퍼펙트-그레이트-굿의 판정 3단계 중 그레이트까지인데, 굿의 판정이 굉장히 넓은 편이라 조금만 버튼을 잘못 눌러도 다른 리듬 게임이면 미스로 처리된 후 재빨리 버튼을 눌러 콤보를 이어갈 여지가 있지만, 이 게임에서는 굿으로 처리되어버려 괜히 콤보를 끊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한다.


 더군다나 이 게임에서는 섀도(관객)의 호응이라는 다른 리듬 게임의 그루브 게이지와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데, 이게 상당히 까다로워 곡의 초입에 미스를 4개 정도 내게 되면 가차 없이 게임이 종료되며(나중에 아이템으로 상쇄할 수 있지만 말이다) 곡 종료 후에도 호응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아니면 클리어가 되지 않는다. 호응도가 떨어지기는 쉽지만, 회복은 쉽지 않은 편이라 게임에 적응해가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이 부분은 나중에 게임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렇지만 페르소나4 본편의 팬이라면 이런 단점을 크게 웃도는 장점이 있는데, 우선은 본편에 실린 곡을 리듬 게임으로 연주해본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게임 내 캐릭터의 의상을 갈아입히며 안무를 보는 즐거움이다. 특히 후반의 장점은 두말할 것 없는 이 게임의 셀링포인트이며, 안무를 모션캡처까지 써가며 힘을 주었다는 건 곧 이 게임의 주목적이 팬서비스에 기반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그래서 댄스의 취향 차이는 있을지언정 움직임이 자연스러우며, 모델링 또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로딩은 거의 없어 게임 진행이 쾌적하다. 의상의 종류와 액세서리도 다양한 편이라 조합에 따라 상당한 바리에이션을 자랑한다. 유료DLC를 구입하면 그 폭이 더욱 넓어짐은 당연지사다. 그렇지만 곡마다 안무를 추는 캐릭터가 따로 지정되어 있는 건 다소 아쉽다. 


 그 외에 리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트로피의 난이도가 쉬운 것도 나에게는 소소한 장점이나 리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허전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여러모로 게임 장르인 '사운드 액션'보다는 페르소나4 팬을 위한 모델링 감상을 위한 리듬 게임이라 보는 게 옳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