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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컵헤드: 맛있는 마지막 코스

by *새벽하늘 2023. 4. 26.

 컵헤드의 다운로드 콘텐츠 '맛있는 마지막 코스'에서는 조작 캐릭터 '미스 챌리스'가 새로이 등장한다. 체력은 컵헤드 형제보다 1 많은 4에다, 대시로 패리가 되는 등 명백한 초보자용 캐릭터다. 그렇지만 다운로드 콘텐츠는 미스 챌리스를 기본 조작 캐릭터로 상정하고 만들어진 탓인지 컵헤드 본편의 경험이 있음에도 그리 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운 조작 방식과 적의 공격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을 제하고서도 다운로드 콘텐츠는 본편에 적응해 버린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시련을 내리기 위해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공격이 잡다해진 탓이 컸다. 

 게임은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다. 시시해서 하품 나오지 않게, 어려워서 의욕을 잃지 않게 만들어 마지막까지 플레이어를 끌어준다. 물론 그 '플레이어'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상정하는지는 제작사마다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어려운 게임과 쉬운 게임이 존재한다. 

 컵헤드의 다운로드 콘텐츠는 처음에 상정한 플레이어를 계속 이끌어 주기보다는, 컵헤드 본편에 익숙해진 플레이어에게 보내는 도전장과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음악 게임처럼 말이다. 적지 않은 음악게임이 초반에는 음악과의 조화를 중시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게임을 섭렵한 플레이어와 대결하듯 음악의 아주 세부적인 구성요소에 집중하거나, 때로는 음악에 없는 박자를 추가하여 게임을 구성한다. 이 경우 음악 게임은 여전히 '음악' 게임이라 존재하는가? 마찬가지로 컵헤드 본편에 비해 잡다해진 다운로드 콘텐츠 또한, 보스와의 깔끔한 대결이 장점이었던 본편의 정체성이 희석된 느낌이 있다. 희석된 장점은 연출로 흘러가, 본편에도 없진 않았던 잔혹한 표현이 노골적으로 변해 플레이어에게 불편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