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샤의 아틀리에 Plus HP
GUST
아샤의 아틀리에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키시다 메루 일러스트의 '알란드의 연금술사' 3부작 이후, 히다리를 일러스트레이터로 내세워 새로이 시작된 아틀리에 3부작으로 통칭 황혼 시리즈라 불린다. 사실 일러스트레이터인 히다리를 좋아했기에 이전부터 황혼 시리즈를 해볼까 싶긴 했지만 좀처럼 손이 안 가던 차에,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가 한국어화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시리즈 첫 작인 아샤의 아틀리에를 시작하게 되었다.
Plus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PS3으로 발매된 게임을 PSVita로 이식한 게임이다. 당시 오리지널판은 불편한 시스템으로 인해 악평을 많이 들었는데, Plus 판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많이 개선되어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 지점에서 채집 시 Plus 판은 버튼을 쭉 누르면 되는데 PS3은 연타를 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로딩은 느려서 장면전환 시에 적지 않은 시간을 Now Loading이라는 글자를 보는 데에 할애해야 한다. 짜증은 났지만 검은 화면이 걷히고 난 뒤에 보이는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3D 모델링, 그리고 귀로 전해지는 상당한 수준의 음악 덕분에 불편을 참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
게임은 구약연금술 RPG라는 장르에 맞게 다양한 장소에 가서 재료를 '채집'하고, 채집한 내용을 '조합'하여 아이템을 만들고, 그 아이템으로 '전투'를 하는 게 주 내용이다. 하지만 아샤의 아틀리에는 채집-조합-전투 중 조합의 난이도가 다른 작품에 비해 월등히 어렵다고 한다. (게임을 하며 내가 이 게임을 못하는 건가 싶었는데 이 내용을 보고서는 조금 안심했다) 물론 어떤 순서로 아이템을 투입하고 또 어디서 스킬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재미는 있지만, 그 난이도가 높으니 조금만 힘들어도 공략을 보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조합을 통해 내가 원하는 능력이 붙은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건 듣기만 하면 참 멋져 보이긴 한데 말이다.
이야기는 게임 시스템 내에서 큰 목표로 제시되어 문제없이 진행할 수가 있다. 내용은 '유적에서 돌연 사라진 동생을 찾으러 간다'는 것으로, 은연중에 묻어나오는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함께 조금은 우울한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전투에 참여한 횟수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등장인물의 서브 이벤트 덕분에 이 분위기는 조금 누그러지는 편이다. 주 이야기에 밀려 그 중요도는 떨어지긴 하지만, 그들의 매력은 상당하다. 그러나 서브 이벤트가 죄다 등장인물과 주인공 간의 이야기를 그릴 뿐, 등장인물 간의 이야기를 그린 건 거의 없다시피 해 다소 쓸쓸하다. 그들 간의 접점은 오직 전투할 때뿐이며, 싸운 뒤에는 그냥 헤어지는 쓸쓸한 관계이다.
한편 플래티넘 트로피 달성을 위해서는 네 명의 강적을 쓰러트려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어떤 전투의 경우에는 40분 넘게 잡고 있었는데도 끝나지 않아서 머리가 핑핑 돌 뻔한 적도 있다. 공략을 봐 가며 해도 잘 풀리지 않아 골치를 썩였지만, 여러 번 도전한 끝에 배경음이 바뀔 때는 - 이 게임은 전세의 유불리에 따라 배경음이 바뀐다 -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할 때는 힘들었지만, 이렇게 고생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이하 트로피를 위한 후반 4보스 간단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