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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어쌔신 크리드4 블랙 플래그

by *새벽하늘 2021. 10. 17.

 헤이덤과 코너가 마음에 들어서 시작한 게임이지만 이 둘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게임이 재미있으면 괜찮았을 텐데, 주인공인 에드워드 - 헤이덤의 아버지 - 는 시작부터 형편없는 사람이라 정을 붙이기가 힘들었다. 유유상종이라고 주위 사람들도 거의 다 비슷한 수준이라 게임을 하면서도 한숨이 나왔다. 나중에는 한때의 우정이 어쩌고 하며 폼을 잡는데, 웃기지도 않다. 

 설마 게임 제작사인 유비소프트(혹은 앱스테르고)는 이게 재미있다고 생각한 걸까? 해적이라니 왠지 멋져 보이지만 어차피 해상강도일뿐이다. 무일푼으로 일군 자신의 터전도 따지고 보면 남의 재산 위에 새워진 모래성일 뿐이고, 발붙일 곳이 없어진 것도 결국은 서로의 분열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삶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신들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듯 분노하고 억울해함에도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인간성만이 아니라 암살자로서의 면도 형편없다. 아니, 애초에 암살자로서의 이야기가 없다시피하다. 금전 논리로 움직였던 망나니 해적이 나중에 자기가 저지른 일에 죄책감을 느끼고 수습하기 시작하며 암살자로서의 길을 시작하는 게 내용이니.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아도 이미 아내는 죽었는데 어쩌라는 건가 싶다.  

 그래도 오리진 이후로 지지부진한 현대 파트가 충실한 건 좋다. 단순히 현재는 현재대로, 애니머스는 애니머스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현재와 애니머스 속 세계가 오랜 세월이란 끈으로 이어져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는 점이 좋다. 오딧세이도 현대 파트는 있으나 마나 한 정도였는데, 앞으로 유비소프트가 현대를 제대로 다뤄줄 날이 올까. 게임성이 크게 바뀌면서 현대 파트도 영 힘을 잃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