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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 Plus

by *새벽하늘 2016. 1. 21.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 Plus  HP

GUST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는 아샤의 아틀리에에 이은 황혼 시리즈로, 아주 오래전에 한국어화 되고 소식이 없던 아틀리에 시리즈의 간만의 한국어화 작품이기도 하다. 게임을 하는 데에 일본어가 큰 불편을 주지는 않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한국어로 된 게임이 훨씬 하기 편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대대로 '(주인공 이름)의 아틀리에'로 정해지는데, 그 법칙을 생각하면 이 작품은 주인공이 두 명이다. 한 명은 '에스카'이고, 또 한 명은 '로지'이다. 더블 주인공의 경우 두 명을 모두 아우르면서 진행을 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이야기를 진행할 주인공을 따로 선택하여 진행한다. 주인공과 관계없이 큰 이야기 줄기는 같지만, 해당 주인공의 속사정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부차적으로 삽입된다. 사실 큰 이야기 줄기에 관련된다는 의미에서의 중요도는 에스카가 더 높지만, 그렇다고 로지 시점에서의 이야기가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마냥 세부적인 이야기가 차이가 난다는 점 이외에도, 전투에 필요한 최강 아이템 작성이 주인공별로 다라서 강적 토벌을 위해서는 사실상 두 주인공으로 전부 플레이를 해 봐야 한다.


 이야기는 전작인 아샤의 아틀리에가 동생을 구출한다는 대명 하에 힘있게 진행되는 데 반해, 본 작품은 공무원인 주인공들의 신분상 중앙정부로부터 내려온 '대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주가 되어 초반은 다소 지루하다. 도대체 이 이야기는 뭘 말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작과 달리 단순한 일상 이야기와 주인공 성장담을 다룬단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대과제 수행 중 소문으로만 듣던 '미답사 유적'의 단서를 발견하고, 여기에 가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제야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구조를 통해 서서히 템포를 높여가기보다는, '어쩌다가' 발견한 미답사 유적을 통해 본 이야기가 갑자기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있다. 


 같은 황혼 시리즈인 아샤의 아틀리에와 비교해보면, 전작에 언급된 '황혼'이 여기에서는 더욱 많이 부각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에스카가 밝은 성격이라 다소 묻히기는 하지만, 디스토피아의 향기가 작품 전반에 충만하다. 또한, 전작에서는 주인공의 접점밖에 없던 각 캐릭터와의 관계망도 여기에서는 훨씬 넓어진다. 주인공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다른 캐릭터와 교류했던 과거와는 달리, 그들끼리 교류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시스템 또한 아샤의 아틀리에를 한 직후라 전작과의 차이점이 굉장히 눈에 띄었다. 우선 전체적으로 쾌적해졌다. 아샤의 아틀리에에서는 어떤 걸 해도 조금의 딜레이는 감수해야 했지만, 여기에서는 모든 게 - 메뉴의 호출, 맵에서 캐릭터가 걷는 속도, 장면 전환, 장소 전환, 전투돌입 - 빨라졌다. 사실 보통 게임이라면 장점으로 적기에는 다소 애매하며 당연한 것들이지만, 아샤의 아틀리에가 워낙 이 부분에서 뒤떨어지다 보니 굉장히 그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게임상에서 노을이 질 때(시간의 흐름이 표현될 때) 캐릭터 모델링에도 노을이 진다는 게 빛으로 표현이 되어 좋았다. 그렇지만 이야기에서 심각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도 어떤 캐릭터의 표정은 내용을 따라 심각함에 반해, 어떤 캐릭터는 보통 표정 그대로인 게 다소 걸린다. 음식을 먹을 때도 아이템으로 잠깐 표시될 뿐 허공에 손을 대고 음식을 먹는 것도 굉장한 위화감이 들었다. 


 연금술은 전작보다 상당히 쉬워졌다. 공략 없이도 플래티넘 트로피 달성에 필요한 강적은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한편 전투는 등장인물이 늘어난 만큼 주력 3명에 후방지원 3명을 넣어 최대 6명으로 전투를 할 수 있다. 주인공이 두 명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주인공만 쓸 수 있는 연금술 물품 사용을 겹쳐서 사용하는 '더블드로우'라는 것도 등장하는데, 서포트 배율에 따라서는 연금술 위력이 커지고 덤으로 연출도 달라져 눈도 즐겁다. 


 전반적으로 쾌적한 시스템과 어렵지 않은 연금술 난이도라, 아틀리에를 처음 접하고자 하는 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