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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11-11: Memories Retold

by *새벽하늘 2018. 11. 21.

11-11: Memories Retold  HP

Aardman / DigixArt

 그래픽, 그리고 월레스와 그로밋 등을 만든 아드만 스튜디오가 참여한 게임. 많이 망설였지만, 게임을 살 이유로는 충분했다. 예전에 본 영화 '러빙 빈센트'를 게임으로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게임의 그래픽은 독특하고 인상 깊다. 음악도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분위기로 편곡하여 통일성을 더했는데, 다루는 주제가 제1차 세계대전이니만큼 전체적으로 차분함과 우울함 사이를 오간다. 

 게임은 캐나다인과 독일인의 두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 챕터마다 누구를 먼저 플레이할 건지를 묻지만 사실 순서가 진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 무의미한 선택이다.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으며 수집요소도 있어 행동의 자유는 보장되나 이야기 진행의 자유는 보장하지 않는다. 그만큼 제작사의 의도는 게임에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선과 악의 대립 구도보다는 전쟁이 개인에게 미친 영향과 참상을 조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결말이 시원스럽진 않다. 누구나 전쟁에서 남을 상처입히고 또한 상처입었기 때문에 실제적인 분노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마음에 걸린 것들이 몇 있었는데 하나로 묶어 서술하기엔 통일성이 없어 그냥 나열한다. 

 - 이야기 중반부터 둘을 졸졸 따라다니는 고양이와 갈매기 : 문제를 일으켜 행동을 유도하는 것 말고는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지 않아 거추장스럽다.

 - 자막 : 장면에 따라 전부 출력되지 않고 나오다 금방 사라지는 것이 있다. 일본어 자막으로 플레이하고 있어서 그런가 싶었지만, 영어 자막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였다. 

 - 아날로그 스틱 : 타이틀, 그리고 게임 내 메뉴에서 방향키가 아니라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한다. 

 - 폰트 : 일본어 자막으로 설정하여 플레이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게임 진행 가이드가 표시될 때 컴퓨터 명조체같은 느낌의 자글자글한 폰트가 나온다. 특히 이 부분은 거슬리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