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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게임

Tic Tac Toe

by *새벽하늘 2013. 2. 10.

Tic Tac Toe  HP


 1회차를 플레이해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은 루프물이다. 사실 루프물은 지금에 와서는 조금 흔한 소재가 되어 버려 플레이어에게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틱택토를 높게 치는 이유는 그 제시방식 때문이다. 사실 내용 자체는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것이다. 하지만 두 명의 주인공을 같은 이름으로 설정해놓은 뒤, 과거와 현재를 섞어서 제시함으로써 플레이어를 진실이 밝혀졌을 때의 혼란스러운 알버트의 감정에 완전히 동화 및 공감하게 하였다. 그 진실이 플레이어에게 있어서는 예상 가능한 진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는 비주얼 노벨류가 주로 1. 주인공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2. 대부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게임이 서술되는 허점을 이용한 트릭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게임이 여태까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플레이해왔던 게임 중에서 이런 트릭을 이용한 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매우 감탄했다. 사실 맨 처음에 잠을 누가 깨우는가에 관한 선택지로 전체적인 흐름이 바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단순한 루프물이기 때문인 건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해도 석연찮은 느낌은 있었지만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는 전혀 짐작도 되지 않았었다.


 한편 이 게임은 타로카드만큼의 엔딩을 보유하고 있는데, 타로카드의 수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 몇몇 루트는 억지로 카드 수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 낸 엔딩인 게 너무 눈에 보여서 그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황당한 죽음은 그렇다 치더라도 개그물은 도리어 작품의 분위기를 깨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