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유명하길래 베타테스트 때 건드려 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도대체 뭐가 재미있는지 포인트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취향이 아닌가 보다 했는데 웬걸. 완다와 거상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목적으로 하니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역시 사람은 딴짓할 때가 가장 재미있다.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실제론 수집-장비 맞추기-전투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아이템 수집 및 조합에서 아틀리에 시리즈를 떠올릴만한 아기자기함이 있고, 전투할 때는 아이템과 환경을 이용해서 다양한 방법을 유도하는 게 좋다. 그렇게 해서 앞에 펼쳐진 난관을 넘어섰을 때의 감개무량함은 말로 표현 못 한다. 결과 창이 나올 때 흐르는 음악도 이에 한몫한다.
여기까지 적으면 굉장히 고생한 것 같지만, 여태까지 게임을 해 온 게 있어 그런지 웬만한 적은 장비만 적당히 맞추면 1~2회 정도에 클리어할 수 있다. 까다로운 건 긴급회피를 몰라 몇 번이나 죽었던 네르기간테나 바람에 자꾸 밀려가서 클리어 타임만 늘어난 크샬다오라 정도로, 나머지는 적당히 도전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다. 사실 세키로나 블러드본 때를 생각하면 이건 재도전한 축에도 속하지 않을 거다. 그렇지만 미션 하나당 플레이타임이 최대 50분이라 호흡이 길어 음악이 흐를 때 성취감이 크다. 물론, 이건 엔딩 전까지의 이야기다. 엔딩 후엔 그만둬서 모른다.
생각보다 음악도 좋은데,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서 음색이 풍부하다. 특히 계속 듣고 싶다고 느낀 건 고대수의 숲/독기의 골짜기의 전투 음악, 발하자크전 음악이다. 발하자크전은 전투 자체는 블러드본에서 모독의 성배의 아미그달라를 상대하는 느낌이라 매우 짜증 나는데 음악 하나로 버텼다.
하지만 이 게임을 계속하게 해준 건 제일의 공로자는 뭐니 뭐니 해도 플레이어의 동반자인 아이루 - 즉 고양이다. 외형도 정할 수 있고, 장비(옷)도 입힐 수 있고, 전투도 많이 도와줘 든든하다. 무엇보다 귀엽다. 전투 후 보상으로 내 옷보다 아이루의 옷을 먼저 만들어줄 정도다. 고양이 최고. 고양이 하나만으로도 할 가치가 있다. 사람에 따라 어려울 수도 있지만, 멀티플레이가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마시라.